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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규모 전통시장 이벤트 '제1회 서울 전통시장 박람회' 개최

草霧 2013. 11. 21. 12:34

 

 

 

서울광장, 가는 날이 장날이로구나

최대 규모 전통시장 이벤트 '제1회 서울 전통시장 박람회' 개최

 

시민기자 이나미 | 2013.11.20

 

[서울톡톡] 서울광장에서 11월 19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전통시장 박람회'가 개최됐다. 구경거리와 이야깃거리가 넘쳐나는 옛 장날 풍경이 다시 살아난 듯,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광장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올해 처음 마련된 박람회는 전통시장 특징과 장점을 시민들에게 알려 시장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고, 전통시장의 관심을 높이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8가지 해산물과 견과류가 들어간 건강 김치 맛보세요. 오직 시장에서만 판매합니다."

박람회는 단순히 시장의 대표상품만 파는 일회성 축제가 아니었다. 최근 대형마트 증가와 인구감소로 어려워진 전통시장 유통환경을 긍정적으로 극복하려는 시장상인들의 운영 비전과 혁신의지를 보여준 자리였다. 그 대표적인 예가 '시장닥터'였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전통시장 특성화 사업인 시장닥터는 시장 내 대표상품을 발굴하여 시장 브랜드를 확립하는 일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 날 박람회에서 시민들로부터 가장 호응이 높았던 부스도 '시장닥터'였다. 부스에서는 전문 컨설턴트 자문위원이 개발하여 실제로 '신응암시장'에 적용된 '끄덕반찬'의 기능성 김치를 선보였다.

 

 

시장닥터 부스에서는 만난 신응암시장 브랜드 `끄덕반찬` 건강김치

 

 

서울시 은평구 응암동에 위치한 전통시장인 '신응암시장'은 2006년 재개발사업과 대형할인마트의 입점으로 매출이 감소되던 2012년, 서울시가 추진하는 전통시장 특성화 사업에 선정되었다. 이후 전문 컨설턴트의 분석 결과, 반찬이 가장 적합한 시장의 상품 아이템으로 조사되었다. 이에 자문위원은 유기농 배추에 국내산 고춧가루와 꽃게를 발효시켜 통째로 갈아 넣은 '키토산 김치'와 8가지 해물과 견과류가 들어간 '봉황 김치'를 개발하였다. 그렇게 개발된 반찬들은 지역은 물론 멀리 강남과 일산 등에서도 주문이 이어졌고, 벤치마킹을 위해 다른 시장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상품 개발로 힘을 얻은 시장은 현재 자체브랜드 '끄덕반찬'을 런칭 상표출원 중이다. 이어 시장은 7억 8,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비가림막을 설치했고 전기, 도시가스, 하수관공사, 부대시설인 간판설치 등 시설현대화 사업도 완료하였다. 이 사례는 위기는 곧 기회라는 발상으로 '시장 자체브랜드'와 '시설 현대화사업'을 통해 스스로 경쟁력을 키운 한 전통시장의 과정을 보여주었다.

"자 시식해보세요 시식! 우리 집에서 직접 만든 순대입니다."

전통시장하면 역시 시장 음식 맛보기. 이 날 박람회 판매부스에서는 광장시장 '빈대떡'과 남대문시장 '호떡'을 비롯해, 시장을 대표하는 먹거리 명인들이 직접 시민들 앞에서 음식을 만들고 판매하였다. 이 중에서도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던 부는 남구로시장 대표로 나온 '소문난 순대집'이었다. 물론 순대가 겨울철 최고 간식이라는 점도 한 몫 했지만, 유독 시민들이 '소문난 순대집'을 많이 찾은 것은 그 자리에서 4가지 맛 순대를 모두 맛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남대문시장 `호떡`(좌)과 남구로시장 `소문난 순대`(우)

 

 

4가지 맛 순대는 정확히 찰 순대, 찹쌀 순대, 아바이 왕순대, 야채 순대며 편육도 함께 나왔다. 순대를 썰던 사장님은 '여기서 배부를 때 까지 4가지 순대 다 드시고 가라'며 시식용 순대가 떨어지기 무섭게 순대를 썰어 푸짐하게 나눠주기를 여러 번. 여기에 시민들로 북적거리는 상황에서도 사장님은 연신 미소를 잃지 않았다.

 

 

시민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남구로시장 소문난 순대집

 

 

"지금도 매일 새벽부터 순대를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우시장에서 아바이 순대용 막창과 돼지 소창을 구입해 소금과 밀가루 등으로 깨끗이 손질한 뒤 야채, 당면, 선지 등 여러 재료들을 넣고 삶습니다. 가게를 찾은 손님에게 정성껏 만든 깨끗하고 신선한 순대를 항상 푸짐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드리려는 원칙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특히 사장님이 매일 정성을 들이는 이 순대 덕분에 지역주민보다 일부러 남구로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더 많아졌다고 밝혔다. 아바이 순대와 함께 야채 순대 역시 시민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알고 보니 손님들을 위해 오랜 노력 끝에 만들어 낸 순대였다고 전했다.

"선지를 못 드시는 손님들을 위해, 느끼하지 않은 담백한 순대를 만들고자 시도한 게 야채순대였어요. 야채와 찹쌀, 쌀, 당면, 계란 등을 넣고 만들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매력이죠."

 

 

각 시장 대표가 우리 시장을 홍보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상단 좌), 옛 물건 가득한 풍물시장 부스(상단 우), `카드 결제도 가능해요`(하단 우), `직접 맛보고 사세요`(하단 좌)

 

 

전통시장만의 매력 바로 푸짐한 인심과 한국 고유의 정이다. 여기에 시장과 상인이 자생력에 힘쓴다면 이제 전통시장은 물건을 사고파는 기능을 넘어, 다른 유통구조가 대체할 수 없는 한국 역사와 문화를 담는 명소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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