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예술이 되는 현장에 가다삶 속에 숨어든 예술, 공예 시민기자 이나미 | 2013.09.24 [서울톡톡] 예술과 실용성을 더한 미술인 공예. 그 공예를 국내외에서 발전시키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전시장에서 만나는 공예가의 방 … '웅성웅성 크라프트'전 천장에 걸린 공구들과 미완성된 소목장(전통창호). 작가가 잠시 자리를 비운 것처럼 작업장은 널브러진 모습 그대로다. 바로 옆에선 도예가 김대웅 씨가 관람객들 앞에서 도자물레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뒤로는 그의 작업 도구와 책상, 벽 군데군데 아이디어를 스케치한 종이들이 붙여 있다. 이 모든 과정이 전시장 한 곳에서 펼쳐지는 광경이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KCDF, www.kcdf.kr)이 주최한 기획전 '웅성웅성 크라프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 바로 이 '공예가의 방'이다. 참여 작가들의 실제 작업실을 그대로 재연해 놓은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그동안 궁금했지만 알 수 없었던 작가의 삶과 작업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관람객에게 전시 기획의도의 이해를 돕고자, 작업실 뒤로 이들 작가들의 작업과정과 일상, 인터뷰가 담긴 영상이 상영된다. 총 5개 공방이 재연되었는데, 작가들은 심용식(소목공방), 김대웅(도자공방), 박미경(금속공방), 김준용(유리공방), 김인자(규방공방)로 전시기간 동안 직접 공방으로 사용하며 관람객에게 공예품이 제작되는 과정을 보여줄 계획이다. 이렇게 전시장에 완성된 작품이 아닌 공방을 재연한 건, 공예의 본질과 가치를 재조명하는데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공예 원로 및 중장년층에게는 회고와 점검의 자리가, 신진작가와 학생들에게는 가능성 모색의 기회가, 대중에게는 공예에 대한 재인식과 친숙함을 유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이런 기대와 나아가 공예문화산업진흥법 등 정책에 관한 생각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건강하고 발전적인 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오는 30일까지 KCDF 갤러리 전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5개의 공방이 재연된 '공예, 현장에 가다'(2F 전시장)와 함께 △'전문가 인터뷰 영상'과 '스피치 강연', 재학생들이(30개교에서 선발된 공예전공자 31명) 제작한 영상 '와글와글 교육현장'이 구성된 '공예, 함께 이야기합시다'(B1 전시장과 윈도우갤러리) △한국 전통미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현대공예작품들을 전시한 '공예, 미래를 보다(3F 전시장) 등 총 3가지 섹션이 구성되었다. 오색 조각보를 입은 담배공장과 60개국 작가들의 공예세계 … '2013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솔, 라일락, 장미 등 한때 내수용 담배를 생산했던 충북 청주시 옛 연초제조창. 2004년 가동이 중단된 이 담배공장이 지금 2013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주전시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이란 주제로 10월 2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비엔날레는 총 60개국에서 온 작가들의(총 3,000여 명) 작품 6,0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청주공예비엔날레(www.okcj.org, 043-277-2501~3)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 '직지'를 만든 발흥지 청주에서 1999년부터 격년제로 개최되고 있다. 공예의 전 분야를 망라한 전시와 학술, 체험행사 등을 토대로, 현대 공예 디자인의 트렌드를 엿보는 세계 최대 규모와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공예분야 대표 비엔날레다. 연초제조창에 도착하면, 페인트가 벗겨진 건물외벽에 설치된 대형 조각보(총 1,004개 조각)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조각보는 1,000여 명의 청주시민들이 직접 폐현수막을 잘라 이은 설치미술 작업으로, 올해 비엔날레의 특성을 상징한 핵심 프로젝트다. 이는 미술가들만 모인 일회성 잔치가 아닌 지역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는 '관람객 중심의 한국형 비엔날레'로 거듭나겠다는 시도다. 올해 비엔날레는 역대 최초 한국과 일본의 전시감독인 박남희(43), 가네코 겐지(65) 체제로 전환하여 예술성과 실용성을 기반으로 한 심도 깊은 공예작품을 선보이는데 주력했다. 전시는 크게 '기획전 1·2'와 공모전을 통해 공예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볼 수 있으며 '국제산업관'과 '거리마켓', '국제아트페어' 등으로 구성되었다. 여기에 시민 참여를 이끄는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과 학술 심포지엄이 마련되었고, 한국과 독일 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한 '초대국가관'에선 독일의 현대공예를 엿볼 수 있다. 이밖에도 비엔날레에선 배우 하정우, 구혜선, 유준상 등 스타들의 회화와 공예품을 전시하는 '스타 크라프트(Star Craft)' 섹션이 구성되어, 실제 작업한 스타작가들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대화시간도 마련될 예정이다. 박남희 전시감독은 "연초제조창이라는 공간의 특수성을 살리면서 작품 특성을 살릴 수 있게 공간 연출을 안배하여 '역사성', '시간성', '예술성'이 결합된 전시장을 연출하는데 주력했다"며 "공간의 역사와 세계 공예 트렌드를 동시에 만나는 비엔날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장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특히 주말은 야간개장(오후 5시부터 9시까지)에 입장권이 50% 할인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