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박동현 | 2013.09.16

[서울톡톡] 추석 명절을 앞두고 혈액 부족이 우려되고 있다. 긴 연휴로 헌혈이 줄어들어 혈액 공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토요일,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근처 헌혈의 집을 찾았다. 이미 스무 명 정도가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이 드신 분도 있었지만 대부분 고등학생과 대학생, 청년이었다. 휴가 나온 군인도 간혹 보였다.
이곳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혈소판이 많이 부족하고, 많은 사람이 보유하고 있는 A형과 O형의 혈액이 특히 부족하다'고 했다. 이를 말해주듯 헌혈의 집 바깥에는 'A형, O형 급구'라고 써 있었다.
헌혈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격조건에 부합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일반 헌혈로 불리는 전혈 헌혈의 경우 만16~69세, 혈장성분 헌혈은 만17~69세, 혈소판성분 헌혈은 만17~59세까지이다. 그러므로 헌혈을 하러 갈 때는 주민등록증이나 여권 등 신분증을 소지해야 한다. 체중은 남자의 경우 50킬로그램 이상, 여자는 45킬로그램 이상이다. 또 헌혈기록카드(전자문진)를 작성하여야 한다.
혈액 채혈은 일반 전혈 헌혈의 경우 320mL와 400mL 두 종류가 있다. 소요 시간은 10분 정도다. 2개월 후 같은 날짜부터 다음 헌혈이 가능하다. 이와 달리 성분 헌혈은 성분채혈기를 이용하여 혈소판 또는 혈장 등의 필요한 성분만을 분리해 채혈한다. 나머지 성분은 헌혈자에게 되돌려 주는 헌혈방법으로 혈소판성분 헌혈과 혈장성분 헌혈 등이 있다. 혈소판의 경우 1시간 내외, 혈장은 30분 내외가 소요된다. 2주후 같은 요일부터 다음 헌혈이 가능하다.

광명에서 왔다는 송호섭(고1)군은 "광명에도 헌혈의 집이 있는데 토요일 문을 닫아 친구들과 함께 구로까지 왔다"며 "첫 헌혈이라 조금 두려웠는데 끝나고 나니 아무렇지도 않다. 무엇보다 내 혈액이 다른 어려운 사람에게 수혈된다니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1회 헌혈로 4시간의 봉사활동을 인정받았다. 또 헌혈 후 영화관람권을 한 장씩 받아 함께 영화를 보러간다며 신나했다.
이곳에서 헌혈의 집 봉사활동 10년째라는 윤석순(54)씨를 만났다. 윤씨는 헌혈 횟수만도 160회를 넘겼다. 1976년 고등학교 시절 청소년적십자단(RCY)에서 활동하면서 첫 헌혈을 했던 것이 인연이 되었다고 했다.
윤씨는 "학생들이 헌혈에 참가하는 것은 좋은데 단지 봉사활동 시간을 인정받기 위해 동참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며, "헌혈은 남을 위한 희생으로 내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헌혈이 끝나면 곧바로 헌혈자에게 헌혈증서가 배부된다. 영화관람권, 우산, 햄버거세트 등의 선물도 제공된다. 선물을 원하지 않으면 헌혈 기부도 할 수 있다. 이는 기념품에 책정된 금액을 본인이 원하는 기부권 사업에 기부하는 제도이다. 전혈과 혈장성분 헌혈은 3,500원, 혈소판성분 헌혈은 6,000원으로 취약계층 장애인 및 의료소외층 치과진료 지원, 저소득층 백혈병환자 치료비 등으로 지원된다.
다수 헌혈시 적십자헌혈유공장도 수여된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최고의 헌혈자는 광주전남혈액원 손홍식 씨로 663회, 이어서 서울서부혈액원 황의선 씨(622회), 서울남부혈액원 임희택 씨(607회)가 뒤를 잇고 있다. 개개인이 헌혈한 전체 양을 따진다면 엄청나다. 그래도 모두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 지역 헌혈의 집은 현재 40여 곳 넘게 운영되고 있다. 고향 가기 전, 가까운 헌혈의 집에 들러 헌혈에 동참해 보자. 이 또한 추석 명절을 더 값지고 의미있게 보내는 일이 아닐까.
■ 헌혈의 집- 구로디지털단지역 ○ 헌혈 종류 : 전혈, 혈장, 혈소판 ○ 운영 시간 : 평일, 토요일-10:00~20:00 일요일, 공휴일-10:00~18:00 ○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1번 출구 옆 ○ 문의 : 02-869-941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