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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소중한 것 / 수도꼭지에서 사이다가-2025년 주방 미리보기

草霧 2013. 9. 10. 10:47

 

 

 

 

돈보다 소중한 것 / 수도꼭지에서 사이다가-2025년 주방 미리보기

 

돈보다 소중한 것

 세계미래포럼 이사장 이영탁

사람들은 누구나 부자가 되기를 바란다. 부자가 되면 더 행복해질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부자라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다. 가난하다고 해서 불행하지 않는 것처럼 돈이 있다고 해서 행복하지도 않다. 돈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하기도 하지만 돈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일도 많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돈에 대한 인식은 사람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돈이 최고다.” 또는 “돈만 있으면 안되는 게 없다.”에서부터 “돈이면 다냐?” 또는 “돈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에서 보는 것처럼 돈에 대한 애증이 교차하고 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부자 아빠는 ‘돈이 부족하다는 것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라고 한다. 반면에 가난한 아빠는 ‘돈을 좋아하는 것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라고 한다. 사람에 따라 돈에 대한 시각이 이처럼 극명하게 다를 수 있다.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행복이다. 그런데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돈이 행복의 필요조건은 될 수 있어도 충분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자라고 해서 곧 행복한 사람은 아니다. 부자이지만 행복하지 못한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또 부자가 되고 나서 전에 가난했을 때보다 못하다는 사람도 많다. 긍정심리학의 선구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단순하지만 어려운 질문을 하고 있다. “왜 우리는 물질적으로 풍족해졌지만 행복하지 못한가?” 가난할 때는 불행의 원인을 설명하기가 비교적 쉬웠다. 그러나 물질적으로 여유가 생긴 지금은 불행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풍요가 오히려 불행을 가져다주었단 말인가.

가난을 벗어나 기본적인 생활욕구가 충족이 되고 나면 돈은 더 이상 목적이 될 수 없으며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될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수단과 목적을 혼동하고 수단(돈)을 위해 목적(행복)을 희생할 때가 있다. 살기 위해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살고 있는 것이다. 물질적인 부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삶의 의미나 정서적인 풍요를 반드시 가져다주는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심리학자인 데이비드 마이어스는 행복에 대한 장기 연구에서 “극도의 빈곤으로 기본적인 의식주가 충족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물질적인 부와 행복 사이에는 거의 상관관계를 찾을 수 없다.”고 하였다. 실제로 지난 50년 동안 많은 나라의 국민이 더 부유해졌지만 행복수준은 증가하지 않았다고 한다.

놀랍게도 어떤 사람들은 원하던 부를 얻고 나서 오히려 우울함을 느낀다고 한다. 평소에는 일이 힘들어도 장차 부가 가져다 줄 희망에 부풀어 참고 견딘다. 그러나 일단 목적지에 도착해서 부가 행복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나면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진다. 돈을 많이 가지고도 결국 절망감에 휘말려 알코올과 마약에 의지하는 예는 얼마든지 있다. 물질적인 성공이 오히려 그들을 불행하게 만든 것이다.

행복은 각자가 느끼기 나름이기 때문에 타고난다고 한다. 평생 불구가 될 정도의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도 1년이 지나면 사고 이전의 행복수준을 회복한다는 것이다.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이 느끼는 행복도 한 달을 못 간다고 한다. 심리학자 대니얼 길버트는 이렇게 말한다. “새 집을 사거나 직장에서 승진했을 때 느끼는 행복은 잠시뿐이다. 또 연인과 헤어지거나 직장을 잃었을 때 느끼는 감정적인 고통도 오래가지 않는다.”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지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시간과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시간의 비율에 달려있다고도 한다. 평소 각자의 하루를 생각해보자. 해야 하는 일을 더 많이 하는가, 아니면 하고 싶은 일을 더 많이 하는가? 하루나 일주일을 기대에 차서 시작하는가? 철학자 오하드 카민 교수가 제자에게 당부한 말을 소개하고자 한다. “인생은 짧다. 진로를 선택할 때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 그 중에서 하고 싶은 일들을 선택하라. 그리고 다시 그 중에서 정말 하고 싶은 일들로 선택의 폭을 줄여라. 마지막으로 그 중에서 정말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서 그 일을 하라.”

시간은 제로 섬 게임이며 제한된 자원이다. 각자 남은 인생의 여정을 그리면서 목표와 방향을 재설정하도록 하자. 돈과 행복은 그렇게 인연이 깊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어떻게 할 것인가? 남들처럼 그냥 그렇게 살 것인가, 지금부터라도 각자가 나름대로의 길을 만들어나갈 것인가? 해야 하는 일만 하면서 쫓기듯이 살다가 인생을 끝낼 수는 없지 않는가! 하고 싶은 일만 하기에도 인생은 짧고 시간은 부족한 것이 너무도 분명한데~. <탈 벤-샤하르 저 ‘해피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