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게 세상구경을 물어본다./이승에서 꿈꾸기

청소년 대상 ‘대학로 연극투어’

草霧 2013. 8. 30. 15:04

 

 

 
다가가는 연극, 말 거는 공연장
 
청소년 대상 ‘대학로 연극투어’

 

  • 한낮의 태양이 이글거리는 여름날, 대학로 자유극장 앞이 소란스럽다. 삼삼오오 몰려든 사람들은 마장동에 위치한 동마중학교 2학년 학생들. 이들은 오늘 청소년 대상 ‘대학로 연극투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연극 <모범생들>을 관람하게 된다.

    대학로 연극투어는 스스로 좋은 연극 작품을 선택하여 관람하기 힘든 조건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말 거는 공연장’(연극이 먼저 청소년에게 다가간다는 의미)이란 콘셉트로 공연관람 뿐 만 아니라 ‘대학로 이야기’, ‘관람에티켓’, ‘공연장에서 일하는 사람들과의 대화’까지 종합 체험학습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청소년 관람 권장 공연’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모범생들><빨래><여신님
    이 보고 계셔> 등 총 8개 작품을 선정하였다. 이렇게 선정된 작품들은 서울시내에 위치한 160여개 학교의 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하게 되는데 선착순으로 선정된 각 학교에서는 원하는 공연일자와 작품을 선택하고, 1인당 7,000원의 저렴한 관람료를 지불한다. 관람료 차액은 서울연극센터에서 부담하여 청소년들의 연극관람을 지원하는 형식이다.

    대학로 연극투어

    ‘청소년 관람 권장 공연’으로 추천된 8개 작품 중 가장 많은 학교의 호응을 얻은 작품은 단연 연극 <모범생들>. 이미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을 뿐 만 아니라 공연을 관람하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와 닿을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오늘 공연을 관람하는 아이들은 부모와 교사들에게 ‘전쟁보다 두렵다’는 중학교 2학년. 과연 아이들에게 공연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왔을까? 공연장 밖으로 새어나오는 아이들의 술렁임에 잠시 귀를 기울여 본다. “생각보다 연극이 재미있다”던 아이들의 호기심은 이내 작품을 만든 김태형 연출가에게 집중되었다.

    서삼석 멘토의 진행으로 이어진 연출가와의 만남에서는 쉴새없이 질문이 쏟아진다. “카이스트를 그만두고 연극을 하는데 부모님을 설득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어떤 방법을 쓰셨어요?” “연출가가 되려면 어떤 학과에 진학해야 하죠?” 질문을 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이에 김태형 연출은 “어떤 전공이든 연출가가 되는 것엔 전혀 상관없어요. 지금 하고 있는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될 것 같아요. 지금 배우고 있는 미분 적분, 이런 것들이 실생활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것 같고 꿈을 이루는데 불필요할 거 같지만 그 과정 속에 답이 있어요. 그것들을 내 것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을 중고등학교 수업 속에서 배운 것 같아요. 나 스스로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것, 그 과정은 연출을 하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예요.”라고 대답했다. 답변을 듣는 아이들 뿐 만 아니라, 인솔자인 교사들도 모두 함께 고개를 끄덕인다. 뿐 만 아니라 ‘대학로 연극투어’를 통해 <빨래>의 추민주 연출과 민찬홍 음악감독, <품바>의 선욱현 연출, <거울공주 평강이야기>의 조한성 프로듀서 등 다양한 공연예술 관계자와 학생들 간의 만남이 이어지고 있다.
  • 대학로 연극투어

    김윤경
    서울연극센터 웹진[연극in] 담당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서 예술경영을 전공하였으며, 공연기획, 축제, 문예지원사업 등을 기웃거리다가 현재 서울연극센터에서 웹진을 담당하고 있다.
    www.facebook.com/yunkingi

     

     

     

     

     

     


    • 대학로 연극투어

      이번 대학로 연극투어 프로그램의 진행과 사회를 맡은 서삼석 멘토는 현장에서 활동하는 연극인이자 실제 학교 교과과정에 참가하여 아이들을 가르치는 예술강사이다. 극단 현대극장 등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2006년부터 7년째 서울시내 중고등학교에서 실제로 학생들의 동아리 교육 등을 진행해오고 있다. 그리고 2013년부터는 청소년 대상 대학로 연극투어의 멘토로 참여하여 공연예술 현장과 학교 현장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연극in] 인기코너 ‘김은성의 연극데이트’ 공식질문인 “연극과의 인연”에 대하여 그동안 많은 배우와 연출들이 그 첫 만남의 기억으로 중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곤 했다. 오늘의 추억이 또 한명의 연극인을, 또는 좋은 연극 관객을 만들어 낼지 알 수 없지만 이들의 첫 만남을 함께 기억하고 싶다. 그리고 10년 뒤 어느 연극배우와의 인터뷰를 꿈꿔본다. “나와 연극과의 첫 인연은 대학로 연극투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