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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람이 얽힌 재미난 이야기가 있는 곳,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草霧 2013. 8. 1. 13:36

 

 

헌 책이 내게 말을 걸다

책과 사람이 얽힌 재미난 이야기가 있는 곳,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시민기자 허혜정 | 2013.07.31

 

[서울톡톡] '이상한 나라'라는 이름처럼 이 헌책방은 이상했다. 은평구 응암동 이마트 옆 골목에 위치한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책을 사랑하는 30대 윤성근 씨가 2007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헌책방으로 헌책이 뿜어내는 오래된 냄새가 이상하리만큼 편안함을 주었다.

 

이상한 나라를 찾아 갔을 때, 마침 공연이 시작되고 있었다. 두 명의 젊은 청년은 기타를 어깨에 둘러메고 노래를 부른다. '늑대청년'이라는 대학생 그룹으로 방학 때는 서울에서 활동한다고 한다. 기타 소리에 맞추어 누구나 다 아는 대중가요부터 자작곡까지 책방을 방문한 손님들에게 추억과 감동을 선물했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서는 이렇게 둘째, 넷째 금요일에는 공연이 펼쳐지고 다음날 새벽 6시까지 계속된다고 했다.

심야 책방이 시작되는 9시 10분,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주인인 윤성근 씨를 만나 이상한 나라로 쑥 들어가 봤다.

 

Q : 책방 이름이 독특한데요, 이름을 그렇게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아시죠? 저는 이 책이 참 좋아요. 그래서 이름을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으로 지었습니다.

 

 

Q : 책방에는 오늘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고 들었어요. 소개해 주세요.

매월 둘째, 넷째 금요일 오후 8시에는 오늘처럼 공연하고요, 정기적으로 주말과 평일에 독서모임을 하고 있어요. 지금 9기가 활동하고 있고요. 한 기수 당 3개월~ 4개월 정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 책방 한 쪽에 바느질과 아로마 오일이 보이던데, 책방에서 볼 수 없는 소품이라 눈길을 끄네요.

생활 바느질이라고 해서 지갑 같은 작은 소품을 모여서 만들고 있어요. 월요일 저녁 7시에 있고요. 아로마 오일은 동네 주민에게 임대해서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은 단순히 헌책방이라기보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삶을 공유하는 문화공간입니다.

 

Q : 단순히 헌책방이 아니라 동네 사랑방 분위기가 물씬 나네요.

네. 누구나 와서 이 공간을 편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만의 규칙이 있어요. 절대 엄숙입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소리에 예민했어요. 그래서 조용한 공간이 항상 필요했어요. 그런데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이 의외로 많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이곳은 항상 조용해야 합니다. 또 제가 특별히 이 부분에 신경을 쓰고 관리하고 있고요.

 

 

Q : 헌책방을 6년간 운영하셨는데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으세요?

많죠. 제가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절판되거나 구하기 힘든 책을 찾아달라고 요청을 받기도 하는데요. 한번은 책을 구하고 택배로 부쳐드리려고 손님께 연락을 드리니 지방에서 KTX를 타고 오셔서 고맙다고 눈물을 흘리시더라고요. 책을 찾아드린 저도 보람을 느꼈지만, 책을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에 감동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Q : 책방에는 주로 어떤 책이 있나요?

유럽소설이 주로 있고요. 특히, 호흡이 긴 프랑스 소설을 찾는 분이 많아요. 이 외에도 철학, 사회학, 예술 관련 책도 있어요.

 

Q : 마지막으로 책 한 권만 추천해 주세요.

조르주 페렉의 '인생사용법'을 추천하고 싶어요. 요즘과 같이 더운 여름에 읽으실만한 책으로는 토마스만의 '마이산'을 추천해 드립니다. 긴 호흡의 책으로 매일 일기를 쓰듯 10분만 투자해서 읽어보세요.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http://www.2sangbook.com/
영업시간 15시~23시
전화번호 070 7698 8903
찾아가기 은평구 응암동 이마트 서부경철서 후문 사이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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