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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염리동 마포대안공간 <우리동네 나무그늘>

草霧 2013. 6. 1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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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 담장을 너머 담장(談場)을 펼치다

 

다큐~ 마을공동체 10. 마포구 염리동 마포대안공간 <우리동네 나무그늘>

 

시민리포터 김영옥 | 2013.06.10

 

<사람 사는 마을, 사람 사는 재미>를 표방한 서울시 마을공동체 사업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면서 마을마다 이야기꽃을 피워내고 있다. 주민들 스스로 문화·교육 활동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주민들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 마을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주민들이 신나게 만든 마을공동체의 우수한 사례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 것. <다큐~ 마을공동체> 열 번째 시간부터는 마을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성공적인 마을살이를 펼치고 있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주민들, 마을 안에서 '하고 싶은, 할 수 있는, 해야만 하는 것들'에 주목하다

 

 

마포구 염리동 주택가 골목을 걷다 만나게 되는 마포 대안 공간 <우리동네 나무그늘>은 정겨운 이름만큼이나 주민들 누구에게나 격의 없는 공간이다. 이 공간의 출입구 바로 옆 벽면에는 나무로 제작된 소박한 마을지도인 <소금꽃 마을지도>가 눈길을 잡는다. 마포아트센터 바로 뒤 골목에 위치한 <우리동네 나무그늘>은 2년 남짓 준비 끝에 2011년 7월에 문을 열었다.

 

마포구 염리동 인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 오던 10여 개의 시민단체들은 마을 안에서 각자 독자적인 활동을 펼쳐왔었다. 하지만 각자 활동하면서 쌓은 역량들을 마을과 주민들에게 녹여내지 못하고 있다는 자성(自省)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10여개 단체에 소속된 회원들과 주민 등 30여 명이 공동출자형식으로 2천 4백만 원을 마련해 주민들이 모일 공간을 마련했다. 주민들이 모여 다양한 활동을 시작해 볼 공간이 탄생한 것.

 

<우리동네 나무그늘>이란 근사한 이름은 운영진이 공간 앞 지나가는 골목에 패널을 설치하고 열린 마루, 소금꽃, 나무그늘 등 공간의 이름을 주민들에게 묻는 주민투표로 정해졌다.

 

 

"많은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서 놀랐습니다. 운영진의 생각과 달리 공간 이름도 '나무그늘' 이 압도적으로 많았어요. 그야말로 주민들이 지어준 이름입니다."

 

마포대안공간 <우리동네 나무그늘> 윤성일 운영위원장의 유쾌한 회고가 이어졌다. 또한 공간의 콘셉트를 잡기 위해 마련된 공간 앞에 '공간 계약은 했는데 이곳에서 뭘 해야 하는지 정해주세요'라는 현수막도 걸어 두었다. 주민들의 니즈(Needs)를 알 필요가 있었다.

 

무언가를 제안하고 풀어갈 수 있는 '통로'가 생기다

 

공간이 마련되자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그 공간에서 무언가를 해 보고자 하는 욕구들이 넘쳐났다. 하고 싶은 것들을 제안하게 됐고 공동의 관심사를 풀어나가고자 하는 주민들의 욕구가 생기기 시작했다. 주민들이 모여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카페와 자원의 선순환 활동에 주민들이 자연스레 참여할 수 있는 되살림 나눔가게가 우선 공간의 콘셉트로 정해졌다. 마을의 커뮤니티 카페 <나무그늘>과 되살림 나눔가게 <소금꽃>이 소중한 공간에 둥지를 틀었다.

 

 이 소중한 공간의 탄생을 반기는 주민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고 공간에 대한 관심은 커졌다. 발도르프 인형을 잘 만드는 주민은 마을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나누기 위해 강사를 자처했고, 자녀교육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강좌를 요구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무언가를 제안하고 주민들의 요구가 풀릴 수 있는 통로가 생겼고, 공간 한 쪽에는 편안한 수다방도 되고 회의실이 되기도 하고 스터디 공간이 되기도 하는 동네사랑방 <열린 마루>도 자리 잡았다.

 

 

언제고 골목길을 거닐다 들어와 공정무역커피를 마시며 마을에 대해 이야기하고 주민들 스스로의 생각을 함께 나누다 보니, 마을을 위한 긍정적인 일들이 하나 둘 늘어갔다. '자원의 공유, 고민의 공유'가 일어났다. <우리동네 나무그늘>에는 주민들이 필요할 때면 언제나 이용할 수 있는 1톤 트럭이 생겼다. 서민의 짐을 나르는 마포 '희망트럭' 이라 불리는 이 트럭은 매우 저렴한 비용을 내면 누구나 마을에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우리동네 나무그늘>에는 생활상담센터가 있어 법률 상담, 노무 상담, 재개발 상담 등 어렵고 힘든 상담이 필요한 주민들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해결 방안도 찾아준다. 미리 신청하면 격주에 1회, 상담료 1,000원이면 재능기부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7월, 여름밤에 열린 <우리동네 나무그늘>의 첫 번째 작은 음악회 <쓰레빠 찍찍 밤마실 음악회>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며 꾸리는 마을 음악회로 자리를 잡아 매달 한 번씩 주민들에게 소박한 감동을 주고 있다.

 

<소금꽃 마을축제>를 열다

 

카페 <우리동네 나무그늘>에 모여 마을 일을 이야기 하던 주민들은 지난해 마포문화재단과 함께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사업>을 진행하면서 마을축제 <소금꽃 마을축제> 개최를 통해 마을공동체 문화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됐다. 문화예술에 서툴던 주민들은 예술가들의 도움으로 조금씩 성장해 갔고, 마을 곳곳을 바라보는 시선도 점차 예술가처럼 변해갔다.

 

 

생활문화공동체 사업의 생활예술공방 수업과 문화예술동아리 사업은 마을의 첫 축제의 든든한 토대가 됐다. 아동·청소년이 주축이 된 <드림아이예술동아리>의 합창과 청소년 밴드, 성인이 주축이 된 <인생2막예술동아리>의 난타공연 등 일취월장의 기량을 닦은 주민들은 400여 명이 모인 소금꽃 마을축제 주민공연한마당에서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하며 축제를 풍성하게 했다. 한서초등학교의 오케스트라 공연, 부채춤, 방송댄스와 용강초등학교의 연극 미운오리새끼 등 마을 내 초등학교도 축제에 참가해 학교와 마을이 축제로 만나 좋은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생활예술동아리 중 도자기 공예와 목공예 활동을 하고 있는 주민들도 축제에 참여하였다. <흙으로 만난 도자기공방> 주민들은 생활자기 60여 점을 만들어 판매수익금 15만 7,000원 전액을 지역에 있는 장애인복지시설에 기탁했다. <폐목재에 새 생명을 목공방> 주민들은 재활용 목재를 사용해 근사한 동네지도 <소금꽃 마을지도>의 밑그림을 그리고 축제 당일에 카페 <우리동네 나무그늘> 벽에 세워 주민들이 흥미롭게 마을지도 제작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

 

혼자가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마을

소금꽃 마을축제는 마을의 24개 단체와 모임이 함께 만들었다. 각자 개별적으로 존재했던 단체들이 마을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모이다 보니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됐고, 또 생활문화공동체 사업을 진행하면서 단체와 모임들이 새롭게 생겨 마을이 더 풍성해졌다. 이 모든 긍정의 흐름 속엔 마을 주민들과 마을 단체들이 스스로 제안하고 만들어 낸 공동체의 힘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염리동 마포대안공간 <우리동네 나무그늘>은 오는 6월 16일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며 창립총회를 연다.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해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요구와 바람을 달성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합한 사람들의 자치적인 조직'이라는 협동조합의 의의에 걸맞게 새로운 도약을 마을 안에서 준비 중인 것이다. 공동출자 형식으로 마련된 마포대안공간 <우리동네 나무그늘>은 30여 명의 출자자에서 현재 75명의 조합원으로 늘어났다. 6월 15일을 기점으로 100여 명의 조합원이 구성될 예정이다. 마포대안공간 <우리동네 나무그늘>에 뜻을 함께 하는 주민 출자자 120여 명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한다. 협동조합으로의 전환은 혼자가 아닌 함께, 상생의 공동체적 삶을 가져가기 위한 또 다른 마을 속의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이다.

 

문의 : http://cafe.daum.net/mapomaru / 02-6408-5775

마을공동체가 주목을 받기 훨씬 전부터 지역 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발빠르게 취재해온
김영옥 시민리포터. 지역 신문의 편집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그녀가 취재 노트를 펼쳤다.
지난 12월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우수단지'로 뽑힌 아파트 공동체들을 시작으로
마을공동체 다큐멘터리를 써내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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