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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게에서 `득템`하자

草霧 2013. 6. 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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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게에서 `득템`하자

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아름다운 가게

 

시민리포터 서형숙 | 2013.05.31

 

[서울톡톡] 본 리포터가 '아름다운 가게'를 처음 찾게 된 것은 작년 10월 무렵. 일곱 살 난 아들과 함께 우연히 영등포 지하상가를 지나게 되었다. 그때, 아름다운 가게 영등포점이 막 개장하여 여러 기업에서 기증한 상품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행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당시 아름다운 가게에 대해 리포터가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기증 받은 헌 물건을 수선하여 되파는 가게' 정도였다.

 

'뭐, 별 게 있겠어?' 하면서도 호기심으로 가게에 들어섰다. 그런데 아이 옷부터 시작하여 요즘 유행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 상품들이 잘 손질되어 진열대에 가지런히 배열돼 있었다. 비록 중고 상품들이었지만 깨끗하게 손질하여 저렴한 가격에 내 놓으니 물건들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그렇게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된 아름다운 가게를 아이가 커 갈수록 참 요긴하게 잘 이용하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들은 운동화와 실내화가 수시로 떨어지고 바지 무릎이 자주 해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럴 때, 망설임 없이 새 옷 한 벌 살 돈을 지니고 아름다운 가게를 찾는다. 대림동에서 왔다는 주부 역시 리포터와 마찬가지로 아이와 자주 아름다운 가게를 찾는다고 전했다.

 

"새 것을 사줘도 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나니 얼마 입지 못하고 작아져서 못 입잖아요. 특히 비싼 돈 주고 산 옷들은 본전 생각이 나서 정말 아까웠어요. 그래서 신발이나 바지 등은 가끔씩 여기로 와서 구입해요. 디자인도 예쁘고 상태도 좋은 제품을 만났을 때는 횡재를 한 기분이에요."

 

산책할 때 편하게 신을 수 있는 간편한 운동화가 필요해서 이리저리 신발코너를 살펴봤다. 그랬더니 마음에 쏙 드는 모양의 운동화는 물론 구두까지 고를 수 있었다. 청색 운동화와 검정색 구두였는데 꼼꼼히 살펴봐도 어떤 흠집이 있다거나 디자인이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계산대에 가서 결재를 하니 청색 운동화가 3,000원, 검정색 구두가 5,000원이다. 저렴한 가격에 깜짝 놀랐다.

 

 

외동아들이 이전에 입었던 말짱한 옷들이 집 안 여기저기에 박스로 쌓여 있어 혹시나 하고 이런 물품들도 아름다운 가게를 통해 기증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직원에게 물어봤다. 그는 "거주지에서 가까운 아름다운 가게에 직접 와서 기증함인 '뷰티플 스테이션'에 넣을 수도 있고, 물품이 너무 많아 택배 이용이 어려우면 아름다운 가게 수거차량이 직접 찾아가 수거를 한다"고 알려줬다.

 

수거신청문의 기증이 가능한 물품 기증이 불가능한 물품
1577-1113
www.beautifulstore.org
의류, 신발, 모자, 가방, 책, CD,
그릇, 주방용품, 유아용품,
액세서리, 소형가전, 예술품,
레저용품 등
대형가전, 대형가구
(장롱, 침대, 소파 등),
고장난 가전제품, 설치가 필요한 물품
(에어컨, 정수기), 사용한 침구류 등

 

아름다운 가게는 요즘 '지구를 지키는 아름다운 기증'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민들이 쓰지 않는 물건을 기증받아 새 주인을 찾아주고 있는데 힘쓰고 있다. 연간 한 사람의 기증자가 기증하는 재사용품의 양은 평균 100여 점에 달한다고 한다. 아름다운 가게 관계자는 "연간 10만 명 이상의 국민들이 재사용 운동에 참여하면 한 해 평균 소나무 약 5천 4백만 그루를 심는 효과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정말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얻어진 수입금으로는 소외된 이웃을 돕는데 사용된다고 하니 구매가 곧 나눔이 되는 행위로 이어지는 보람도 느낄 수 있다. 헌 물건을 팔아 생긴 수익은 제 3세계의 빈곤 구제와 사회지원에도 사용된다고 한다.

 

수많은 사연과 추억이 모인 물건을 통해 행복을 나누는 가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름다운 가게'가 아닌가 싶다.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새로운 나눔을 위한 준비를 지금부터 실천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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