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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역사의 현장을 거닐다

草霧 2013. 5. 1. 11:22

 

 

봄날, 역사의 현장을 거닐다

역사 탐방 코스 안내

시민리포터 김영옥 외 2명 | 2013.04.30

[온라인뉴스 서울톡톡]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열 명이 정동길을 걷더라도 길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보고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어디가든 기분이 좋아지는 요즘, 가볍게 걸으며 역사까지 배울 수 있는 역사 탐방 코스를 소개한다.

 

정순왕후 추모문화제와 동네골목길관광| 시민리포터 김영옥

조선 6대왕 단종이 영월로 유배를 떠난 후, 단종비 정순왕후가 단종을 그리며 60여 년을 홀로 살았던 숭인동 일대에서는 500년 전 정순왕후의 슬픈 이야기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지난 4월 24일(수), 정순왕후가 영월로 유배 간 단종의 안위를 빌며 매일 올랐다는 동망봉(東望峰. 숭인근린공원)에서 <제6회 단종비 정순왕후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2008년부터 매월 4월이면 많은 지역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종로구 숭인동 동망봉에서 정순왕후의 넋을 기리는 추모제례가 열린다. 제례는 엄숙하게 진행됐고 참석한 주민들은 정순왕후에 대한 추모의 마음뿐 아니라 평소 보기 어려운 전통 궁중제례를 관람하는 계기가 됐다.

 

추모문화제가 열리던 날에는 숭인지역 도보관광 코스인 중 하나인 '단종애사 정순왕후 숨결 길'에 대한 무료 해설 프로그램도 실시됐다. 주민으로 구성된 골목길 해설사가 진행하는 해설 프로그램은 초모문화제가 열리는 당일 오후 2시 30분부터 5시까지 약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추모문화제 관람과 함께 숭인동 지역 곳곳에 포진한 정순왕후의 흔적들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들을 수 있었다. 주민 50여명이 참여한 이번 '단종애사 정순왕후 숨결길' 무료 해설 프로그램은 숭인동에 깃든 정순왕후의 슬픈 이야기들을 지역 곳곳 남아있는 표지석과 유물터 등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영월로 유배 가는 단종과 마지막 이별을 했다는 다리 영도교(영영 이별하는 다리라는 뜻. 청계천)를 시작으로 정순왕후를 동정한 여인들이 왕후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했다던 여인시장터를 거쳐 단종의 위패가 모셔진 낙산 묘각사, 궁에서 물러나 평생을 살았다는 정업원 터와 단종이 영월로 유배를 떠날 때 정순왕후와 이 절의 우화루에서 애끊는 이별을 했다는 정업원터 옆 청룡사, 단종비 정순왕후가 폐위되어 영월로 유배간 단종을 기다리며 이곳에 와 빨래를 하면 빨래가 붉은 색으로 염색이 됐다는 슬픈 전설이 어려 있는 자주동샘과 비우당, 매일 동쪽(영월 쪽)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올라 단종의 명복을 빌었다하여 동망봉이라 불리게 된 곳에 이르기까지 숭인동 지역 곳곳에서는 단종비 정순왕후의 슬픈 숨결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60여 년 간 단종을 그리워하며 비운의 삶을 살다 간 정순왕후. 이번 동네 골목길 관광은 조선 6대 임금 단종과 왕비 정순왕후의 애절한 사랑과 충절을 기리는 전통 궁중 제례 형식의 추모제례를 관람하고, 숭인동 곳곳에 있는 다양한 정순왕후의 흔적을 따라가 보는 매우 의미 있는 기회였다.

 

이 외에도 종로구 <골목길 관광 해설사 프로그램>을 통해 종로의 골목길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역사, 문화, 관광 자원 등을 직접 보고 이해할 수 있다. 북촌, 계동, 가회동, 삼청덩, 이화동, 혜화동, 명륜동, 부암동, 평창동, 창신동, 숭인동, 세종마을, 문학둘레길, 관장시장 등 14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최소 3일 전, 3인 이상 신청하면 되고 단체의 경우 5일 전에 신청하면 무료로 <골목길 관광 해설사 프로그램>을 이용해 볼 수 있다.

 

○ 홈페이지 : http://tour.jongno.go.kr
○ 문의 : 02-2148-1853

 

 

정동길 근대유산 도보 탐방 | 시민리포터 신성덕

정동은 1396년 태조 5년 이성계의 계비 신덕왕후 강씨의 능인 '정릉'이 도성 안인 지금의 정동에 조성 되면서 생겨났다. '정릉'은 태종 이방원에 의해 도성 밖으로 지금의 정릉동으로 옮겨졌다. '정동'은 정릉의 기억을 새긴 이름만 간직하고 있다.

 

비오는 4월의 어느 날, 정동길 도보 탐방을 하기 위해 일행을 따라가 보았다. 중명전과 정동교회를 지나 구 대법원 청사였던 서울시립미술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어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교육기관 이화여고 심슨 기념관에 들어섰다. 현재는 이화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1층에 전시된 유관순 열사가 공부하던 교실과 당시 사용한 태극기가 인상적이었다. 또 박물관 앞에는 최초의 호텔인 '손탁호텔' 표석이 있다. 프랑스 태생의 독일인 손탁이 운영하던 2층 서양식 호텔로 지금은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이 들어서 있다. 재미있는 것은 학교 앞에 누구나 말에서 내리라는 '하마비(大小人下馬碑)'가 있다는 것. 주로 궁궐에 있던 하마비가 학교 앞에 있는 것은 특이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구 러시아 공사관에 당도했다. 이곳은 을미사변 때 명성황후가 시해되고 고종이 1년간 러시아 공사관에 피신한 '아관파천'의 현장이다. 한국전쟁 중 건물이 크게 파손되어 현재는 망루만 남아 있다. 길잡이가 되어 준 문화유산국민신탁 박유신 해설사는 "정동은 1883년 미국 공사관이 처음 들어선 이후 영국, 러시아,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의 각국 공관이 들어섰던 서양의 외교가였다. 조선왕조가 자주 근대적 국가로 탈바꿈하고자 대한제국을 선포한 뜻깊은 역사의 공간이다. 그리고 이곳에는 박물관, 전시관, 미술관, 등이 많으며 '우리나라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어 있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다 같이 돌자 정동한바퀴' 정동 도보 탐방은 이 외에도 덕수궁(경운궁), 성공회 서울성당, 경운궁 양이재, 구세군 중앙회관, 태평로 구 국회의사당, 신아일보사 별관, 덕수궁 선원전 터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안내 해설은 매주 토, 일요일 13시 30분에 있다. 소요시간은 120분이며 10명 이상이면 단체 예약할 수 있다.

 

○ 문의: 중명전/문화유산 국민신탁 02-732-7524 

 

 

성북 역사문화 산책 | 시민리포터 박칠성

최근 '역사문화 산책길'을 즐겨 찾는 시민들이 많아졌다. 성북동하면 부자동네의 상징이지만 성곽 밑으로는 다닥다닥 붙어 있는 북향의 작은 집들에서 반대의 삶을 살아가는 빈촌도 있다. 사람들은 이 동네를 뚝방촌, 달동네, 무더기촌, 이재민촌, 희망촌 등으로 부르기도 했다.

 

역사문화길 산책로는 전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최순우 옛집→조지훈 시인 집터→ 길상사→ 수연산방→심우장→삼청각→숙정문안내소→숙정문→ 한양도성 길→말바위 안내소→전망계단→와룡공원→혜화문이다. 이 산책로는 월간조선 지난해 4월호 부록 '건강한 걷기 행복한 길'에서 국내 걷기 좋은 길 20선에 선정되었고 총거리는 8.1km에 쉬는 시간 포함 3시간이면 충분히 걷을 수 있다고 했다. 시민리포터가 2시간 30여분이 소요되었으니 3시간이면 여유를 가지고 걸을 수 있다.

 

 

먼저 등록문화재 제268호인 '최순우 옛집'에 들렀다. 이 집은 미술사학자이자 제4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혜곡 최순우 선생이 살던 곳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집필하기도 했다. 최순우 옛집을 나와 편의점이 있는 사거리를 건너면<삼각산길상사>라고 쓰인 일주문이 보인다. 정면의 작은 계단을 오르면 본존건물인 극락전이 있고 관세음보살 석상을 앞에 둔 설법전이 옆에 있다. 이곳은 원래 고급요정이었던 곳으로 주위에는 명상의 집과 법정스님의 말씀이 적힌 푯말들이 있다.

 

이어서 상허 이태준 선생의 집인 '수연산방'에 들렀다. 지금은 전통 찻집으로 차를 팔고 있지만 그냥 구경만 해도 주인장이 개의치 않는다. 다만 오래 머물 수는 없다. 다음으로 만해 한용운 선생의 집인 '심우장'과 '숙정문'으로 이동했다. 연산군 때 성곽보수하면서 현 위치로 옮겨졌으며 한양도성의 북대문으로 엄숙하게 다스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성곽의 오른쪽은 청와대 경비구역이라 볼 수 없지만 왼쪽은 환하게 틔어 있어 성북동 일대를 조망하면서 걸을 수 있다. 성곽의 오른쪽은 청와대 경비구역이라 볼 수 없지만 왼쪽은 환하게 틔어 있어 성북동 일대를 조망하면서 걸을 수 있다. 계속 걸어 말바위 전망대에 이르면 막혔던 오른쪽 전경을 볼 수 있다. 그렇게 혜화문까지 다다르면, 역사문화 산책은 마무리된다.

 

■ 성북 역사문화 탐방 모집

○ 도보탐방일시 : 2013년 5월 18일(토), 25일(토)
○ 모집대상 : 중학생 이상 누구나
○ 출 발 지 :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 오전 9시 30분 출발(15분전 도착요함)
○ 신청 및 문의 : 성북문화원 02-765-1611